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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동리목월백일장 <장원>작품
문학관  2016-12-06 11:54:10
<초등 저학년 운문 >

동천초등학교   2학년  안수경  

         신발

  엄마가 뽀얗게 빨아주신 내 운동화
  나랑 함께 학교도 가고 달리기도 하는 내 운동화.
  때로는 나랑같이 비도 맞고, 바람도 맞고 진흙투성이 내 운동화.
  어! 자고 일어나보니 다시 뽀얗게 세수한 내 운동화.
  이제는 작아져서 못 신게 된 정든내 운동화.
  또각또각 구두도 예쁘지만 그래도
  난 빛바래서 작아진 하얀 내 운동화
  가 제일좋아.


   <초등 저학년 산문 장원>

    황성초등   1학년    조민서        


          학원 가는 길

   나는 매주 주말이면 학원에 간다.   딩동딩동 피아노학원도 아니고, 쓱쓱 멋진그림을 그리는 미술학원도 아니다.   내가가는 학원은 봄이면 파릇파릇 새싹이 돋고 여름이면 알록달록 예쁜 꽃이 피고 가을이면 누우런 황금 들판이 펼쳐지는 할아버지 농장이다.
  우리 할아버지는 정말 똑똑한 선생님이시다.   내가 무엇이든 물어보면 척척 박사님처럼 모르는게 없으신다.   들판에 핀 꽃이름도, 땅과 풀밭에 곤충이름도 척척 대답을 해주시다.
  할아버지 학원에는 내 친구들도 정말많다.   무당벌레, 지렁이, 개미, 메뚜기까지 봄에는 감자, 옥수수를 심고 여름에는 찰방찰방 시냇가에서 물장구치고 가을에는 논두렁에서 메뚜기도 잡고 뛰어 놀수 있는 할아버지의 학원은 나에게 최고의 선생님이고 최고의 학원이다.   오늘도 난 자연의 신비로움과 고마움을 배우러 할아버지 학원으로 달려간다


<초등 고학년 운문 >



포항초등     6학년     김상은  

      신발


할머니댁 현관앞에
가지런히 놓인 신발들

1년, 2년, 3년......
알고 지낸지 한참이다

처음 만날때
깨끗하고 반짝이던 니얼굴
이젠 할머니 주름처럼 줄이가고
굽은 등처럼 바닥이 닳아
한쪽으로 기울었다

이제 그만 버리라는 내말에
할머니는 그저 빙긋 웃으시며
아직 쓸만 하다신다.

왠지 그 모양이 짠하다.

너도 할머니를 닮아간다.
그래서 할머니는
너를 떠나 보내지 못한다.



<초등 고학년 산문 >


경주유림초  5학년  김민준    

         학원가는길

  학고를 마치고 가는 익숙하고도 슬픈길!  바로 학원가는 길이다.   아프다고 떼도 써보고 거짓말도 해보지만 우리엄마께는 절대 절대 통하지 않는다.   학교공부만으로도 충분한 세상은 언제쯤 올까? 우리는 학교에서도 공부하고 학원에서도 공부하고 집에와서도 공부하는 공부기계인 것 같다.   하필 학원갈때면 친구들이 놀자고 한다.  그래서 나는 항상학원갈때는 오리입이 되고 어깨가 발밑까지 축 내려진채로 학원을간다.   그리고 아이들은 어찌나 신나게들 노는지 부럽기도하고 더더욱 나는 슬퍼진다.   그리고 점점 학원에 가까워 질수록 내발걸음은 점점 느려진다.   왜 우리엄마는 학원 빠지는 것을 허락해주시지 않는걸까?
엄마를 원망도 해 보지만 한편으로는 공부를 열심히 해서 엄마께 기쁨이 되고 싶은 마음도 든다.   하지만 이런 마음과는 다르게 학원은 왜이렇게 가기싫은지 모르겠다.   가도, 가도 익숙해 지지않는 길이다.   아니 익숙해지고 싶지 않은 것일지도 모른다.   오늘도 어김없이 학원가는길 내 보물창고 문방구만이 날 위로해 준다.



<중등 운문 >

  계림중   손혁  
              
          

              불국사의 가을


점잖은 불상의 볼이
홍시처럼 붉어졌다.
탑을 돌던 바람타고
곱게 물든 아기손 잎하나
깃털처럼 내려앉았다.
창고지기 빗자루가
몸을 풀기 시작하고
익어버린 연못물에
잉어일까 단풍일까

고요하던 절마당이
노을처럼 붉어졌다.




<중등 산문 >

                              재송중학교   박지호    

          퍼즐게임

우리가 사는 세상은 커다란 하나의 퍼즐이다.
세상이라는 큰 하나의 퍼즐은 개개인이 갖고있는 작은 또 하나의 퍼즐로 완성되는 것이다.   개개인의 작은 퍼즐을 맞추기 위해서 사람들은 치열한 경쟁을 통해 올라와서 세상이라는 커다란 퍼즐판 한 구석에 퍼즐 한 조각으로 자리를 잡는다.   이렇게 자리잡은 사람들이 모이고 모여 커다란 퍼즐 하나가 완성된다.   그러니 이중 한 조각이라도 잘못 되어서는 퍼즐을 완성할 수 없다.  이러한 퍼즐은 치열한 경쟁을 뚫고 올라와 사회의 한명으로 자리잡는 학생들과 같고 나도 그중에 한명이다.   개개인의 작은 퍼즐을 완성해 큰 퍼즐판의 퍼즐 한 조각으로 남길 원한다.
  언제쯤 이 퍼즐이 완성될지 아직도 까마득히 먼 미래인 줄도 알고 나는 마냥 걱정 없이, 의미 없이 놀고만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일 뿐 이다.  대학, 취업, 진로 이권 걱정이 든다. 피할 수 없는 것 이라는 것은 알고 있다.   모두가 겪는 일 이지만 내제 제일 힘든 것 같은 기분이다.   모두들 끝나지 않는 퍼즐을 맞추기 위해, 커다란 퍼즐판의 한 조각으로 남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부끄러운 게으름 피우지 않고 노력 해야 한다.   게으름 피우지 않고 노력하다 보면 퍼즐조각을 하나, 둘 찾아서 작은 퍼즐을 맞추고 커다란 퍼즐판 한켠에 내 이름이 새겨질 것이다.





<고등 운문>

                     고양예술고등     김민서   (24명)


        뒷모습


가로등의 발등 위엔 뒷모습이 쌓여있다
어스름이 새어나가는 골목
나의 발꿈치가 무거워질 무렵
홀로 남겨진 햇덩이의 이마가
거울처럼 바닥을 본다
떨어질 생각을 반복하는 마음
평생 해열할 수 없는 날들로 가득하다
그 아래 발자국을 들춰 보면
숨죽였던 오늘이 소란스럽고
바닥에서 마주친 내가 따라온다
아무도 돌아보지 않아서
떠날 수 없는 미아처럼
그림자만 끌어 안고 운다
서로의 발등을 포개자
채워지는 밤
우리는 홀로 걸은적 없다
여전히 뒷모습을 지키는 이가 있다



<고등 운문>

             고향예술고등   이수정  


북으로 보내는 편지

  아버지는 꼭 오동나무를 닮았습니다.   침상에 누운 마른 몸이 꼿꼿이 굳어 움직이지 않습니다.   지금 오로지 아버지를 살려내고 있는 건, 줄에 매달린 저수액 뿐입니다
  나는 작은 스케치북에 아버지를 담아 냅니다. 거친 피부결과 피부 위로 올라온 검버섯들을 연필로  그립니다. 아직 반절밖에 그리지 못해 급한 마음에 손이 빨라집니다.  이제 막 줄기 밑동이 완성되었습니다.  아버지는 60년. 전쟁이 끝날 무렵 남으로 내려오셨습니다.  저만 데리고 온게 한스러우셨는지. 아버지는 그날 밤 울움을 터트리셨습니다.  그렇게 서로만 남은 아버지와 저는 간신히 살곳을 잡고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나라에서 주는 보조금만으로는 생활이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아버지는 제게 항상 ‘미안하다’ 고 말하셨습니다.  어머니. 당신은 어떻게 사셨습니까? 또, 어떻게 살고 계십니까? 아니, 살아는........... 계신 겁니까?  이 편지와 그림이 닿는다면 그땐 알 수 있겠지오.
어느덧 줄기를 거쳐 가지까지 그림이 완성되어 갑니다.  저는 붓을 꺼내 색을 칠하기 시작합니다.  밑에서 위로, 점점 더 연한색으로 물들입니다.  본래 오동나무가 연한 색이어서 아버지와 잘 어울릴 겁니다.   어머니도 보신다면, 손뼉을 치며 공감하실 겁니다.  그런데 어머니......... 어머니는 아버지의 젊은 시절 모습이 기억나십니까?  저는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아버지만 바라보고 살아온 제자신이 서서히 살아지는 기분입니다.  
어머니, 이  편지는 꼭 간직해주십시오. 아버지가 깨어나는 그날, 한통의 편지를 다시 쓰겠습니다.
  이제 편지와 그림을 봉투에 담습니다.  어,  잠시만........... 아버지의 허벅지에서 무언가가 피어오르는 것 같습니다.   저는 순간 시선을 집중합니다.   하지만 무엇인지 감이 잡히지 않습니다.   눈을 크게뜨고 바라보자 그제야 실체가 잡힙니다.
  아! 어머니 ! 잠시만 더 기다려 주십시오. 그림을 다시 그려야할 것 같습니다.   마르고 삭막한 오동나무가 아닌. 꽃을 피워낸 오동나무로 다시 그릴 겁니다.   남과 북의 봄에 꽃이 핀다면 이런 모양일까요?
  어머니, 이 그림을 받는 당신의 마음속에도 작은 꽃이 하나 피어났으면 좋겠습니다.



      <대학 일반 운문>

                    이종훈    

      뒷모습
  
부끄러움을 마주하는 시간이
부끄러움을 마주해야 할 시간보다
늦을 수도 있음을
어느 밤에 깨달았네.
종일 속옷을 보인 채 돌아다니다
집으로 돌아와 붉어진 얼굴로
엉덩이가 낡아 해어진 바지를 보면서
돌이켜보면, 그동안
많은 것을 미처 보지 못했지
타인의 뒷모습을 손가락질하면서
킬킬거리며 비웃으면서
내 뒷모습은 미처 생각지 않았지
뒤늦게야 거울마저 두려워
늘 앞모습만 비추던 그 물건이
이제는 돌아설 때마다
뒷모습을 지켜볼 것만 같아
차갑게 웃으면서 지켜볼 것만 같아
쉽게 등을 보이지도 못하지
겨우 밥 한 끼 때문에
아내에게 화를 냈던
수학 문제 하나 때문에
딸에게 화를 냈던
스스로를 벌하면서 그런 날은
쉽게 화장실에서 나오지도 못하고
내 뒷모습을 가장 많이 보는
아내에게 딸에게
내가 뒷모습을 가장 많이 보는
아내에게 딸에게
보잘 것 없는 남편이 되어
잘난 것 없는 아버지 되어
꾸지람 듣는 모습으로
등을 굽히고 오래도록
거울 앞에 서 있게 되지
한참 뒤에야
삶이란 그저 뒷모습을 찍은 사진들을
차곡차곡 앨범에 쌓아가는 과정이라며
변명하며, 스스로를 위로하며
그래도 조금은 덜 부끄럽게 살자고
아내에게도, 딸에게도 숨기지 못할
슬픈 웃음을 지으며
부끄러운 앞모습을 드러낸다



<대학일반 산문>


           주성란(강원도)

원산사는 명태씨에게(북에 보내는 편지와는 내용이 다릅니다)
명태씨!
여기 경주의 가을은 동해의 물빛을 그리워해서인지 감푸르디 감푸릅니다 오랜동안  그대를 그리워하여 당신을 닮은 동태씨, 황태씨, 노가리씨를 수 십 번  수 천번 만나 보았지만 당신같은 분을 만나 뵙지는 못했네요.  수 년 전부터 감푸른 바다 끝닿은 곳에서 친구들이랑 줄지어 떼지어 찬물을 호흡하고 있다고 오현명 성악가가 양명문시인에게 들었다고 전해주는 속삭임 운율있는 음표와 함께 귀로 전해듣고 눈으로 들었었어요.
당신은 사랑하는 짝들과 노상 꼬리치고 춤추며 밀려다니다가 어떤 어진 어부의 그물에 걸렸었다지요? 어쩌다가 그런봉변을 당하셨대요? 그래도 짝들과 같이 그물에 걸리셨다면 조금은 마음이 놓입니다만 그 애기 자세한 애기는 들려주지 않더군요. 아무쪼록 제가 그대를 만나러 가기전까지 버텨 주시기 바래요.  살기 좋다는 원사구경은 실컷 하실수나 있는지요.   김일성 김정일에 이어 김정은 이라는 젊은 지도자(?)가 북쪽을 통치한다하니 그동안 불안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몇 배로 증가되어 제 심장은 활화산 같습니다.   그대가 김정은의 통치를 견디지 못하고 이집트의왕처럼 미이라가 되어버리지나 않을까 좌절하여 그의 안주가 돼버리지나 않을까 노심초사입니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당신의 후예에겐 한반도 통일이 되는 그 중요한순간 기쁜날을 위해 힘쓸수 있도록 마지막순간까지 저 푸른 동해를 가르던 기상을 물려 주어야 합니다.
혹시나 그대가 지치고 지쳐 어떤 외롭고 가난한시인 밤늦게 시를 쓰는 시인의 쐬주 안주가 되고 싶다는 둥 그의 시가 되어도 좋다는 둥 쫘악짝 찢어져 내 몸은 없어질지라도 내 이름만 남아있어도 좋다는둥 그런 힘빠지는 생각은 안했으면 하고 기도합니다.   그래도 당신이름 두글자 명태라는 고귀한 이름은 남아있겠지만 당신의 후손들은 당신으로 인해 좌절할것입니다.   힘들고 고달프더라도 싱싱한 당신의 체취와 늠름하고 든든한 모습 하얀 살갗으로 당신을 마주하고 싶습니다.
이곳 사람들은 당신을 말린 것을 건태 북어 얼린 것은 동태 새끼는 노가리라 하고 시기에 따라 일태 이태 산태 사태 오태 섣달바지 춘태 대태 중태 소태 왜태 애기태라 하지만 신선한 명태인 선태 당신만이 내 사랑의 대상입니다.   당신의 기백을 닮은 25만 마리의 알을 낳을 수 있는 날 그날 우리는 시인의 시가 되고 민초들의 밥이 되고 시인과 민초의 안주가 됩시다.   그날까지 잘 견뎌줄 것을 믿으며 이만 총총.    경주가을햇살을 받아 빛나는 내 비늘을 편지에 같이 동봉합니다.  힘이 될수 있을 테지요.

2016년 10월의 어느멋진날에 당신의 사랑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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