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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동리목월백일장 <일반 산문 장원 수상작>
문학관  2012-05-10 18:49:41
선    거

고려대학교 4학년
허 해 연

  내 기억 속 그 아이는 많이 앓고 있었다.  터져버릴 듯한 가슴을, 눈물을, 외로움을 감당하지 못해 어느날 갑자기 쌍둥이 빌딩처럼 흔적도 없이 무너져내릴 것만 같았다. 힘겹게 미소짓는 그 아이의 눈빛은 마치 가을을 떠나보내는 갈대처럼 위태롭게 흔들렸고 현실에 남아있지도 도망치지도 못할 거대한 고통의 가시밭길 속에서 힘없이 비틀거렸다. 그 아니는 그 잔혹한 외로움과 어두운 기억들을 들키지 않기 위해 그리고 스스로를 미워하지 않기 위해 세상 그 모든걸 가지려고 했다.
  자신의 울타리가 너무도 많았던 그 아이의 마음 속엔 세상 그 누구도 들어가지 못했다. 그 아이의 울타리 주변엔 이제 꽃 한송이도 스스로 뿌리내지 못할만큼 따사로운 햇살도 흙도 습기도 없었다. 친구들은 점점 그 아이에게서 멀어졌고 그 아니는 자신의 슬픔을 감추기 위한 외로운 싸움을 홀로 해야만 했다.  
  그 아이는 사람들에게 쉽게 상처를 주었다. 자신은 더더욱 쉽게 상처받는 아이였으면서도 남에게 상처를 줌으로써 자신의 나약함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했다. 하지만 아무도 그 사실을 알지 못했고 그 아이를 이해하려고 하지도 않았다.
  그 아이가 전교회장 선거에 출마한다는 이야기가 퍼져나갔던 날 우리들의 화젯거리는 온통 그 아이에게 집중되어 있었다. 그 못된 기집애가 무슨 전교회장 선거에 나간다니? 정신이 있는거야, 없는거야?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되자 그 아이는 선거가 마치 자신에 대한 도전인 양
모든걸 쏟아부었다. 자존심으로 살아가던 그 아이가 자기가 가장 증오하던 아이에게 굽신거리고 미소라고 명명하기엔 너무나 슬퍼보이는 눈으로 웃음을 뿌렸다. 하지만 그 아이를 바라보는 아이들의 시선은 얼음처럼 차갑고 냉정했다. 사정사정하는 그 아이의 부탁으로 시작한 선거운동이었지만 그 아이의 이중성에 지칠대로 지쳐 나 역시 하루라도 빨리 선거운동을 그만두고 싶었다. 날 참 많이도 힘들게한 아이였다. 남의 가슴에 피멍이 들게 하면서도 자신의 목적만 달성할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할 준비가 된 아이였다. 그 아이를 그토록 미워하면서도 그 아이의 부탁을 들어준건 그 아이 속에서 외로움으로 떨고 있던 나 자신의 모습을 보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 아이의 이중성과 뻔뻔함에 치를 떨면서도 나는 그 아이의 가슴 속에서 ‘혼자’라는
단어에 무참히 짓밟혀버린 그 어린 새를 꺼내 날려보내주고 싶었다.
  그 아이가 선거운동을 하는 곳곳마다 들려오는 수군거림과 욕설에도 그 아이는 태연한 척 했다. 저깟 욕이 뭐가 중요하냐며 같이 선거운동을 해주는 아이들에게 오히려 소리를 지르고 화를 냈다.
  어느날 2학년 3반 교실에 들어갔을 때 그 아이가 선거운동을 끝내고 나가려는 순간 한 아이가 ‘왕따’라고 쓰여진 종이를 구겨 그 아이의 뒷통수에 던져버렸다. 그 아이는 그 종이를 집어들었고 망치로 머리를 한 대 맞은 표정으로 뒤도 돌아보지 않고 교실을 나갔다.  
  그 사건 이후 그날 그 아니는 하루종일 보이지 않았다. 어느 누구도 그 아이를 궁금해하지도 찾으려하지도 않았다. 집으로 가던 길 동네 놀이터에서 혼자 그네를 타는 그 아이를 보았다. 자기쪽으로 걸어가는 나를 발견하고는 그 아이는 급하게 눈물을 닦고 소리를 질렀다
  “뭐야! 오지마! 눈이 흙이 들어간것 뿐이야.”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그 아니는 너무도 나약해보였다. 그렇게해서라도 모든걸 다 가지고 싶었니, 이 긴긴 싸움을 언제쯤 멈출거니 니 마음 속 새장에 갇힌 그 외로운 새를 언제까지 외면하고 살아갈꺼니.
  나는 그 아이를 꼬옥 안아주었다 애련함과 동정심에 눈물이 쉴새없이 흐르고 목에서 뜨겁고 무거운 그 무언가가 불쑥불쑥 올라왔다.
  “괜찮아 ....다 괜찮아...”
  그 아니는 내 가슴에 얼굴을 파묻고 펑펑 울었다. 그 아이가 타던 그네 위엔 그 아이의 외로움이 묻어 바람을 따라 고요히 흔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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