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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회 동리목월백일장 장원(대학*일반 산문)
문학관  2011-04-29 11:11:55
대학․일반부 산문 장원

원자력

경주시 안강읍 양월리 1187-11
이소원(본명: 옥희)


  얼마나 멀리 와 버렸나.
  이미 이륙하여 일정 고도에 진입한 비행기의 귀환불능 지점처럼 결코 되돌릴 수 없는 거리에 서 있다.
  프로메테우스의 신화까지 거슬러 가진 않더라도 불의 역사는 너무나 빠르게 이루어져 왔다.
  육십 년대의 호롱불을 나는 기억한다.
  그리고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의 공포를 바로 옆에서 겪는다. 이 세상의 어떤 속도계로도 잴 수 없는 빠르기로 달려온 불의 진화에 이제야 아찔 현깃증이 인다.

  새벽 어스름, 솔가지에 불을 붙여 장작개비를 태우면서 아침밥을 짓던 그 시절엔 불은 곧 열이고 빛이었다.
  그때 불빛은 온통 호박꽃잎이었다.
  그렇게 데워진 방구들은 집 밖의 식구들을 불러들여 마음까지 녹여 주었다.
  그렇게 익혀진 가마솥밥을 온 식구가 둘레상에 모여 앉아 호박꽃 암술같은 호롱불을 켜놓고 각자 숟가락을 달그락거렸다. 두런두런 해도 되고 안 해도 될 몇 마디 말이 밥상 이쪽에서 저쪽으로 건너가면 호롱불도 따라서 일렁거렸다. 불은 사람의 손 안에서 만만했고 소박했다.
  아궁이 볏짚 재는 헛간으로 옮겨졌다가 농사의 거름으로 이용되었다. 장작불이 식으면 숯이 되어 일상사에 두루두루 요긴하게 쓰였던 것이 이제는 기억으로만 떠올려질 뿐이다. 그 시절의 나에게 불의 이미지는 활활이 전부였다. 무엇인가를 태워야 활활 꽃처럼 피어오른다는 것에 공포 따위는 없었다. 새는 훨훨 날고 불은 그렇게 타오르고. 그래서 불의 꿈은 새의 날개짓을 닮아 하늘 끝까지 오르는게 아닌가 하는 상상이 가능하던 시절이었다.
  갈매기 조단보다 인간의 상상력은 그동안에도 더 높은 하늘을 날아 올랐나 보았다. 우리나를 비롯 세계 곳곳에 원자력 발전소가 건설되었다. 더 이상 불은 불이 아니고 열이고 빛이었다. 에너지라는 단어가 이 모든 것을 품어 안았다. 에너지가 회색 건축물 안에서 공산품 만들어지듯이 생산되어졌다. 너무나 짧은 기간동안 급상승한 발전의 이면을 돌아볼 수 없도록 서로 이익을 위해 급하기만 했던건 아닐까. 거대 공룡처럼 비대해진 원자력 산업은 겉으로 보기엔 너무나 평화롭게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햇살아래 서 있다.
  멀리는 체르노빌에서 가까이는 후쿠시마가 아니더라도 불이 타고 난 다음의 재가 그토록이나 공포가 된다는 사실에 이제야 고개를 갸우뚱하는 것이다.
  위험의 수위를 넘어선 공포를 뒷면에 질 수 밖에 없는 화려하고 눈부신 열과 빛, 그 에너지 문제를 누구에게 맡긴다고 될 성질은 아니라는 걸 우리 모두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너무 멀리, 너무 빨리 와 버린 문명이라던가 발전이라던가 하는 것에 브레이크 장치가 필요할 것도 같은 시점이 아닐까.
  
  삶이 계속되는 한, 불은 계속 타올라야 한다. 아궁이든 원자력 발전소이든.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필요로 하면서.
  울울창창한 숲을 가지는 대신 몇 백년 처치곤란한 핵연료봉도 우리 곁에 두어야 하는 피할 수 없는 현실에 어느 때보다 더 과학과 기술이 필요로 하지 않을까.
  TV 뉴스를 통해 후쿠시마 원전의 뒷수습을 위해 발전소 안으로 들어가는 사람의 뒷모습을 보았다.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아무리 중무장을 했어도 목숨을 담보로 하지 않으면 안되는 그들의 뒷모습에 가슴 한 쪽이 짠해졌다. 그런 희생이 앞으로는 없어져야 하지 않겠는가. 생각해본다.
  원자력 발전소 지붕위에 갈매기 떼 평화롭게 노닐고 산에는 산새가 제각각 노래 부르는 날이 곧 올 것이다.
  너무 멀리, 너무 빨리 와 버렸다는 생각을 하지 않아도 될 날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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