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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동리목월백일장 입상작 <대학.일반/운문>
문학관  2010-10-08 14:35:39
<대학.일반/운문>  

장원-경주시 황오동  오세광

시계

방심한 틈에 옆구리를 ‘쿡’ 찌르는
장난꾸러기 연인처럼 때로는
옛 기억을 품고 깊은 밤의 언덕을 오르는
시린 안개처럼
뚜렷한 흔적을 남기는 모래바람으로 내게로

불어 온다

손끝으로 그린 작고 귀여운 동그라미
너는 내 안에 ‘푹’ 빠졌다가도
토라지면 금세
수줍던 볼을 부풀리고
두 팔을 다 뻗어도 결코 닿을 수 없게 달아나서는
한밤중 고양이의 울음 되어
밤새 나의 귓가를 괴롭힌다

가슴 언저리 조목조목 할퀸
달빛 물들어 푸른 상처들이
이만큼 있다

너는 유령처럼 호기심 가득한 눈을 하고 내 뒤꽁무니를 쫓고
언젠가 나는 뒤돌아 서서
똑바로 너를 응시할 것이다


차상-경주시 현곡면  전소영

시계
-엄마의 시계

세상을 삼킬듯 우르릉
태풍 오던 날
슬레트 지붕 위에 앉아 위협하던
사나운 빗물과 섞인 채,
남미오 남미오
협주음이 되어 나를 재우던
엄마의 시계

그 신앙은
언제부터 시간을 세기 시작한 것일까

서른을 갓 넘겨
시계줄이 끊어진 여자에게
고만고만
고사리 같던 아이 셋은
눈물만 게워내고
휘어져 돌아나가는 길이었다고,
그 길 끝에는
눈이 부시게 멈춰진
시간이 있을 것 같았다고.

타다 만 연탄 한 장
양철동이에 담아 들고
방으로 들어오신 엄마는
고마 하자
고마 하자
조용조용 토열하셨더라

살겠다고 뛰쳐 나온 아이들
두고 갈 수 없었다고
벽 보고 무릎 꿇어
남미오 남미오
다시 시간은 흘러 갔단다

그러기에 삼십 년,
그 아이들 엄마 되어
이제 가슴 벅찬 갓난아기
품에 가득 안고
엄마,
엄마,
엄마의 시계를 더듬어 본다


차하-경주시 충효동  유정애

시계

2010년 2월 27일,
하얀 가운의 남자에게서 누런
금장칠이 벗겨진 낡은 시계를 받았다.
헐떡이며 애써 움직이려 버둥대는
모습에 그만 참았던 눈물이
왈칵 쏟아진다

그 날 둘째놈 유치원 입학식
고사리같은 손을 행여 놓칠새라
꼭 쥔 손에 밴 땀을 번갈아 닦는다

11시, 한 통의 전화는 새로운
시작이라는 설레임을 순식간에
나락으로 떨어 뜨린다
병원으로 달려간 20분이
마치 100년 같았던

그 곳에는 내가 너무 잘 아는
우리 아버지가 낯선 모습으로,
너무 피곤해서 한 마디 말씀도
건넬 기력이 없어 보이는
우리 아버지

아무리 흔들어도 대꾸조차 안하시고
생전 자리보전 한 번 없으셨던
당신의 낯설고 어색한 모습은
37년 처음으로 내게 무서움이
어떤 것인지 가르쳐 준다

몇 번의 전기쇼크가 더 오고간 후
마침내 세상과 연결된 마지막 줄을
모두 떼어내자 흰 가운의 남자가
벙어리처럼 내게 입만 벙긋거린다
그리고
낡은 구두 한 켤레, 빛바랜 신분증,
누런 금장칠이 벗겨진
낡은 시계를 쥐어 준다
얼마 전 새로 갈아넣은 전지가
불량인 탓인지
주인의 빈 자리가 슬픈 탓인지
시계바늘은 같은 자리를 그렇게 한참
벗어나지 못한다

누런 금장칠 벗겨진 낡은 시계
3일장을 치른 후 새로 바꾼 전지는
튼튼한 심장처럼
힘차게 시계바늘을 움직인다
마치,
하늘나라 내 아버지의 심장소리같은
째깍째깍 째깍째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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