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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동리목월백일장 입상작 <고등/운문>
문학관  2009-04-30 10:15:19
장원-살레시오여자고등학교 3학년 9반 나아름



선착장에서 홀로 그물을 던지는 할아버지, 닻처럼 휘었다
웅크린 등은 갈고리마냥 앙상하다
새벽 하늘 목구멍에서 터져나오는 빛무리
할아버지가 투망질하는 그물엔
아무것도 잡히지 않는다
뭍으로 떠난 자식들의
먹다 버린 조개껍질 같은 할아버지
방파제 위에 서 있다
얼마 동안 그곳에서 자식들을 기다린걸까
자식 생각을 비벼끈 꽁초가
발 밑으로 구겨질 때
살아 눈 뜬 것이 죽음보다 외롭다
물살은 간척지 끝에 매어진
칠 벗겨진 폐선의 적요를 흔든다
섬 안에 깊게 뿌리박힌 할아버지,
동이 텄지만
여전히 섬은 할아버지를 움켜쥐고 있었다
오늘도 그 자리에 서 있는 할아버지
바닷바람 아래 말라가고 있다



차상-국제고등학교 3학년 2반 김경현



사내가 목장갑을 고쳐 낀다
잔잔한 새벽길,
가끔 화물트럭이 도로를 흘러다니고
외딴 섬처럼 주유소는 거리에 있다
아직도 익숙치 않는 기름 냄새
사내의 무료한 시간이 주유구를 통해 쏟아진다
몇 번째 아르바이트생인 사내에겐
정착하는 사람은 없다
주유소는 사내의 홀로 갇힌 공간
집 나간 아내의 편지 같은 구름이 하늘에 덧대어질 때면
울리지 않는 휴대폰을 연차 확인하는 사내가 주유소에
이벤트 기간 지난 포스터처럼 매달려 있다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있다 보면
단꿈이 날아들곤 하는 사내
그 속에선 아내가 데려간 어린 딸이 시소를 타고 있다
-주유소 아르바이트란 외로운 것이기도 하지
조용히 중얼거리며 먼 길을 바라본다
리터기의 숫자가 사내를 쏘아보고
옆에 놓인 사장이 보다만 신문지 낱장이 파도처럼 넘실거린다
멀리서 보면 밤 거리 홀로 반짝이는 주유소에서
사내는 오늘도 하루를 흘려보내고 있다



차하-한빛고등학교 3학년 3반 임석훈



정박할 데 없어 포류하던 세월에
매일 밤 고향 생각이
파도 되어 파고 들었다

길에서 길로 이삿짐을 싣고 달리던 나날들
어디에도 그늘은 없었다, 정작 사내는
한 곳에 짐을 풀어본 적도 없었다

아버지의 기일,
임자도로 가는 배를 타기 위해
첫차에 몸을 싣고 바라보는 창 밖 세상은
아직도 깊은 심연 속이다

사내의 아버지는 어부였다
생선의 내장을 발려내어 말리면
비릿한 햇살이 사방에서 비늘처럼 반짝였다
배는 항상 길을 만들며 바다를 가로지르고
저마다 꿈틀대는 섬을 품고
섬사람들은 검게 탔다
태아처럼 바다에 잠긴 아버지를 부르며
바다에 술을 따르던 어머니의 울음 소리가
갈매기의 그것과 닮았던 날들

사내를 지나쳐가는 어둔 풍경에
새벽 햇살이 스며들고
이제 막 태어난 것들처럼 깨끗한 것들이
일어나는 길

어디선가 배를 몰고 오는
아버지의 처 뱃고동소리가 들리는 듯 하여
뱃노래 소리 들리는 듯 하여
사내는 가만 읊조려본다
제 자신이 띄어 올린 고향 섬에 먼저 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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