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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동리.목월백일장 입상작 <장원>
문학관  2008-04-29 22:14:18
<초등 저 / 운문> 장원-월성초 2년 김민수

봄비

봄비가 오면
새싹들이 파릇파릇
피어납니다

봄비가 오면
달팽이 가족이
소풍을 갑니다

봄비가 오면
개구리 가족이
폴짝폴짝
운동을 합니다


<초등 저 / 산문> 장원-금장초 2년 이정혁

모자

나는 모자 행성입니다. 지구 주위를 돌고 있지요. 내 친구 지구가 울고 있어요. “모자야, 날 좀 도와줘! 바다는 쓰레기로 가득하고, 산에는 나무 친구들이 사라져가고 있어. 사람들이 나를 아프게 하고 있어.” 나는 지구를 도와주고 싶지만 지구 주위를 계속 빙빙 돌고 있어서 친구를 도와줄 수가 없습니다. 그때, 좋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나는 모자사람들을 지구로 보냈습니다. “지구를 좀 도와줄래?” 모자사람들은 지구로 가서 사람들 머리위에 앉았습니다. 봄소풍을 나온 아이에게 모자사람들이 말했습니다. “쓰레기는 쓰레기통에 버려!” 호랑이를 잡는 사냥꾼에게 모자사람들이 말했습니다. “동물을 사랑해야지!” 그 후, 친구는 몸이 건강해져서 반짝 반짝 빛나는 행복한 지구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요즘 환경오염이 점점 더 심해져서 모자사람들을 다시 불러야겠군요.


<초등 고 / 운문> 장원-유림초 4년 정설희

나무

마당 넓은
외할머니 집
담장에 조그맣게 서 있는
아기 감나무

이른 봄 날
따뜻한 봄바람에
아함 졸리운 눈 비비며
기지개 펴는데

세살짜리
내 사촌동생은
살랑살랑 산들바람에
박자 맞추어
손뼉치며
춤을 추네

그 옆에
아기 감나무도
파릇파릇 새싹 돋아
걸음마 걸음마 한다


<초등 고 / 산문> 장원-경주초 6년 남승훈

장난감 친구

쿵쾅! 나의 보물상자를 선반 위에서 내리는 소리이다. 툭! 툭! 뚜겅을 열고 하나씩 하나씩 밖으로 꺼내본다. 내가 5살 때부터 가지고 놀던 자동차, 피카츄가방 등등...... 여러 가지의 장난감이 상자안에서 탈출을 한다. 내가 어릴때 이모와 손잡고 햄버거를 먹으러 가서 얻어온 장난감도 있고, 이모의 남자친구 였다가 지금의 이모부가 된 이모부가 사다준 물총도 있고, 이렇게 장난감이 들어있는 상자가 내 보물상자이고 나의 ‘친구’이다. 우리집에서 나는 외동아들이다. 그래서 형도 누나도 동생도 없다. 심심하거나 혼자 있을때엔 항상 장난감 상자를 꺼내서 장난감 하나 하나에 담긴 기억을 되살려 보며 논다. 요즘에는 밖에서 놀려고 해도 모두 학원을 가버려서 같이 놀 수 있는 친구가 없다. 나또한 공부에 시간을 많이 투자한다. 그래서 내친구는 내방 한 구석을 차지하고 있는 장난감들 이다. 그 중 하나의 친구를 꺼내어 떠올려 보면... 이런 일이 있었다. 이모가 결혼 하지 않았을때 지금의 이모부가 한참 이모를 따라 다닐때다. 이모는 항상 데이트를 할때 나를 데리고 다녔다. 그때 난 6살쯤 이였다. 지금의 이모부가 나혼자 방에서 놀고 있을때 찾아와서 창문을 두드렸다. 어른들이 계시긴 했지만 어디에 계셨는지 생각이 나지 않는다. 어쨌든 내가 방에서 놀고 있는데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나서 열어보니 우리 이모를 좋아하는 삼촌이었다. “승훈아? 이모는......” “아직 집에  오지 않았어요.”라고 하니 어른들에게는 비밀이라며 줄을 당기면 엉덩이 춤을 추는 짱구장난감을 주었다. 그리고 예쁜상자와 장미꽃 한송이를 주었다. 그걸 이모에게 전해주는게 내가 할일 이였다. 나는 창문으로 그걸 받아서 이모에게 전해주고 짱구장난감은 내가 가졌다. 난 그 예쁜통에 무엇이 있을지 흔들어도보고 결국 궁금해 뜯어보았다. 그 후 몇 년 뒤 이모는 그 삼촌과 결혼을 해서 예쁜 아기를 낳았고 그 아기는 지금 3살이다. 그 아이의 이름은 김도영인데 유달리 짱구장난감에 관심을 보여서 양보했다. 미련도 생기고 서운하기도 했고 이상하게 주기 싫었지만 그래도 내가 사랑하는 동생이니깐 양보한 것이다. 그래서 지금은 친구 하나를 구미에 있는 이모집으로 보냈다. 친구라고 하면 학교 같이 다니고 이야기 많이 하는 그런 친구들이 생각나야 할텐데...... 나는 ‘친구’라고 하니 내 보무상자안의 장난감들이 떠올랐다. 아직도 많은 옛날 이야기가 담겨져 있는 장난감상자, 이야기 상자... 나만을 기다려주는 아주 고맙고 사랑스러운 친구이다.


<중등 운문> 장원-흥해중 2년 조은정

거울

우리집 욕실에는
식욕이 왕성한 한 마리의 짐승이 산다

매일 아침
머리를 감는 나를 삼키고
바쁘게 화장하는 엄마도 삼키고
수염깎는 아빠도 삼키고

내가 쳐다보면
아무것도 삼키지 않았다는 듯
시치미 뚝 떼는

아침이면
날마다 한 마리
짐승이 되는 거울

거울이 토해낸 아빠가 출근하고
엄마가 외출가고
거울 밖으로 도망쳐 나온 나는 학교에 가고

저녁이 될 때까지
종일 혼자 지내는 짐승

우리집 욕실에는
온몸이 투명한 한 마리의 짐승이 산다


<중등 산문> 장원-근화여자중 1년 조민지



어저께 우리 반 친구가 문경으로 전학을 갔다. 중학생이 되어서 약 두 달 동안 한 교실 안에서 같이 공부했던 그 아이. 한 가닥 웃음도 없이, 한 마디 격려도 없이, 그렇게 울음으로 끝인사를 했다. 초등학교도 같이 다녔고 중학교에 와서는 우연히 같은 반도 되었는데 한마디 말도 않고 지내다 예고 없이 마지막을 맞이하였다. 친구도 몇 없고, 늘 조용한 성격에 웬만하여 들을 수 없던 목소리. 4교시 영어 시간 철자별 단어 말하기 게임을 하였다. 자리 때문에 어쩌다보니 같은 모둠이 되었는데 사회과부도를 들춰보며 열심히 게임에 임한 결과 우리 모둠이 1등을 하게 되었다. 상품은 사탕. 조원들은 내 공이 크다하는데 그로써 난 이별의 선물로 1등의 짜릿함과 달콤한 사탕을 선물하게 되었다. 어느덧 종례 시간이 되고, 그 아이는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인사를 해야하는데, 울지마라, 잘지내라 격려를 해야하는데. 서먹함에 무뚝뚝한 목소리로 ‘잘 가.’ 이 한 마디를 하고 얼굴 벌개진 그 아이를 매몰차게 지나가버렸다. 그날 밤, 난 친구들과 송별회를 하였다. 내 단짝 친구들도 보이고, 다른 반 친구들도 보이는데, 내겐 그 날의 주인공이 보이지 않았다. 온갖 음식들이 즐비하고, 방 한 켠엔 친구들이 가져온 선물들이 산을 이루고 있었다. 다른 친구들은 웃고 떠드는 데 내겐 그 모습들이 비현실적으로 지나갔다. 해가 뜨고 아침이 밝아오는데 아직까지도 난 그 아이를 찾을 수가 없었다. “민지야. 아침 먹어야지.” 하며 엄마가 날 흔들때까지도 보이지 않았다. 나의 무관심에 짧은 끝인사에 속이 상했을 내 여린 친구는 끝끝내 얼굴을 보이지 않은채 나의 초등학교 앨범 속에서 환히 웃고 있다.


<고등 운문> 장원-고양예술고 1년 박예솜

바람

한숨으로 엉긴 몸
굽이진 산길을 오른다

고요한 사찰에
이토록 부드러운
소란

108배를 하는 어머니
숙인 허리를 펴는 엉덩이
힘껏 들어 올려 준다

가부좌를 튼 무릎을 만지며
검짓 숙연하게 고개 숙이는
아이의 볼에 입을 맞춰 본다

대웅전 불상 앞에
한없이 굽은 그의 등
잊혀지지 않아
보리수의 머리칼만
헤집어 놓고는

노승의 어깨에 앉은
묘(猫)보살의 심드렁한 눈길에
나는 해우소 앞
한 송이 작약으로 나렸다


<고등 산문> 장원-경주여자고 1년 김소희

만남

나는 중학교때 전일제활동으로 사진부에서 활동했다. 내가 찍히는 것은 좋아하지 않지만 평소 주위 사물이나 자연에 렌즈를 맞춰보는 일들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간단한 이론을 배우고 나서 직접 밖으로 나가 사진을 찍는 것은 나에겐 과제가 아니라 내가 그 속에 존재함을 느끼게 해주는 시간이었다. 나는 주로 우리가 무심코 스쳐 지나가는 사물이나 남들이 잘 보지 않는 곳에서 숨쉬고 있는 자연을 카메라에 담았다. 이 새롭고도 비밀스러운 만남은 나를 항상 설레게 했다. 금이 간 담장 밑에 핀 작은 세잎클로버들에서 창문 틀에 내려앉은 먼지들. 그리고 파란 휴지통의 깊은 속내까지 찰칵소리 날 때마다 그들은 오래된 반가움으로 나에게 인사했다. 여지껏 밟고 지냈던 땅에 처음으로 쭈그리고 앉아 그와 눈을 맞추었을 때, 불어오던 바람에 작은 흙먼지가 부풀어 오르던 순간의 만남도 카메라에 차곡차곡 쟁겨놓았다. 이렇게 사진을 찍는 것은 조용히 숨어있던 인연과의 만남이었고 내가 있던 그 순간의 만남이었다. 이 수많은 만남들이 현상되어 손바닥만한 종이 위에 떠올라 다시 날 바라볼 때엔 난 그와 함께했던 기억과 만날 수 있었다. 세상을 살면서 사람과의 수많은 만남도 가지게 되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이시간과 이 장소에서도 만남은 계속되고 있다. 만남이라는 것은 서로가 서로를 인식하고, 진정으로 마주볼때에 생겨나는 것이다. 지난 1년간 나는 사진부활동을 하면서 계속되는 만남에 황홀했다. 필름엔 향기와 촉감까지 가득한 만남의 향연이 이어지고 있었다. 졸업을 하면서 사진부 활동은 끝나게 되었지만 나는 앞으로도 직접 카메라를 들고서 또다른 만남에 다가가는 것을 계속할 것이다. 오늘도 나는 노오란 설레임으로 수줍게 핀 민들레와......


<대학․일반 운문> 장원-경주시 성건동 김진희

흔적

길을 걷고 있습니다

이른봄 당신이 짓밟고 가버린 내 마음 속 발자국을 보며 하염없이 걷고 있습니다.

푸르던 내 생명은 당신이 남겨두고간 흔적 위에 멈춰져 흩뿌려진 눈물만이 그 흔적을 따라 흐릅니다.

길을 지나가는 낯선 사람의 모습 속에서도 바람에 흩날리는 꽃잎 속에서도 숲속의 작은 초목에도 당신의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당신의 발자국에 내 발을 맞추며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지만, 자꾸만 멈춰진 시간속에서만 그대를 찾으려 합니다.

흔적. 당신이 남겨주고간 유일한 선물에 나는 또 하루의 시간을 걷고 있습니다.


<대학․일반 산문> 장원-대구시 수성구 범어1동 이지안

축제

바람이 분다. 가느다란 잔풍의 손길이 닿을때마다 부끄럼을 타듯 발그레한 낯빛으로 떨어지는 분홍 꽃잎들...... 분분히 흩어져내리는 벚꽃을 보면, 햇살에 곱게 부서진 분수의 축제처럼 환하다가도, 문득 삶이 풍장처럼 저무는것만 같아 처연한 기분이 든다. 그러고 보니 올해도 어머니의 소원을 들어드리지 못했다. 사는게 무에 그리 바쁜지 천지에 흐드러지게 핀 꽃들을 지척에 두고도 어머니, 꽃놀이 가십시다, 란 말은 7년째 목구멍을 넘지 못했다. 말이 쉬워 7년이지, 나에게는 70년 세월처럼 길고 힘겨웠던 날들이 아니었던가, 하고 애써 핑계도 대보지만 어쩐지 석연찮은 이 기분. 이제 나는 어떤 면죄부도 받을 수 없는 불효자가 돼버린 걸까. 가슴이 먹먹해진다. 7년전 봄, 의사는 마치 사형을 선고하듯 묵직한 목소리로 말했다. 스키조 프레니아, 쉽게 말하면 정신분열증이라고 하죠. 치매 증세도 있으시고 보호자께서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셔야겠습니다. 그러나 그 말을 듣는 나는 정작 아무런 준비도 되어있지 않았다. 준비 없이 진행된 축제처럼 산만하고 너저분한 날들이 시작되었다. 삶이, 이토록 황폐해져도 되는 건가 싶을 만큼 어머니의 모습은 망가져만 갔다. 아무리 많은 알약을 삼켜도 어머니의 정신은 흐릿해지기만 했다. 내 육신의 주소를 바로 곁에 두고도 소통할 수 없는 그 답답함이라니...... 자식인 내게 아이처럼 울며 떼를 쓰는 어머니의 모습은 차라리 죽어서 안 보는게 낫겠다 싶을만큼 처참하고 가슴이 아팠다. 하루에도 대여섯번, 차렸던 밥상을 다시 차리고 빨았던 기저귀를 다시 빨면서 그렇게 무심한 듯 7년을 보냈다. 멍하니 TV를 보시던 어머니가 봄꽃 축제 광고에 울며 떼를 써도 애써 모른척 해야 했다. 축제는 무슨, 삶이 이렇게 재난 같은데...... 그렇게 나는 삶에서 축제의 이미지를 분리시켰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하지만 오늘 이렇게 지고 있는 꽃들을 보니, 생명이 아프게 저무는 것도 아름다운 축제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새삼 숙연해진다. 저무는 꽃이라도 보고싶으셨을 어머니, 당신은 혹 영원히 머물수 없는 자연의 섭리를 받아들일 준비라도 하시는 걸까. 아프게 지고 있는 당신의 생명을 바라보듯, 분분한 꽃들에 시선을 멈춘다. 그리고 싱긋, 웃어본다. 집에 돌아가면 큰 소리로 어머니, 봄꽃 축제 가십시다, 하고 인사하리라 저 꽃들이 다 지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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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동리.목월백일장 입상작 <대학일반/산문>  
 문학관 2007/05/13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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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동리.목월백일장 입상작 <고등/운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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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동리.목월백일장 입상작 <중등/운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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