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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동리목월 백일장 입상작 <고등/산문>
문학관  2008-10-15 10:26:09
장원-경주여자고 2년 허해연

안경

“아버지를 미워하지 마라. 난 최선을 다해 살았어.” 여느때처럼, 아버지는 술에 가득 취해 돌아오셨다.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나는 나도 모르게 소리를 꽥 질렀다. “아~악! 그만 좀 하세요, 제발. 아빠가 도대체 나한테 해준게 뭐예요? 아빠 정말 없어져버렸음 좋겠어.” 나는 문을 박차고 나가버렸다. 하늘을 바라보았다. 눈물에 가득 젖은 별들이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우리아빠는 부모님의 반대에도 무릅쓰고 열심히 공부하여 육군사관학교에 들어가셨다. 아버지는 멋진 분이셨다. 퇴근하실 때면 우리동네에는 충성을 외치는 군인들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렸고, 아버지는 푸른 군복을 입고, 장교모자를 손에 든 채 집으로 돌아오셨다. 나는 아버지가 존경스럽고 자랑스러웠다. 하지만 아버지가 군대를 나오신 후로, 아버지는 날마다 술에 취해 돌아오셨다. 매일 신문을 펴고 일자리를 찾으셨지만 IMF라 취직이 힘들었다. 아버지는 괴로움을 이기지 못하고 물건을 던지며 괴로워하셨다. 난...아버지가 싫었다. 다른 부잣집 아이들이 아빠가 사준 새옷, 새신발을 자랑할 때마다 내가 더 작아지는 느낌이었다. 난 발목 위로 올라간 내 바지를 보며 조용히 눈물을 닦아야 했다. 그렇다고 아버지에게 그런 것들을 사 달라고 조를 수도 없었다. 우리집 형편을 너무도 잘 알았으니깐... 그로부터 며칠 후부터 아버지는 아침부터 밤까지 보이지 않으셨다. 난 ‘또 술을 드시느라 그렇겠지.’라고 생각했다. 어느날, 우리집엔 아버지의 친구분이 찾아오셨다. 아버지가 계시지 않아서, 그 아저씨는 아버지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네가 딸이니?” 난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아빠, 참 좋은 분이시다.” 난 고개를 저었다. “네 아빠, 영웅이었지. 학교다닐 때 전교회장에 일등은 도맡아 했었어. 힘든 아이들 그냥 지나칠 줄 모르고... 부모님이 농사 지으라고 공부 안시키니까 화장실에 숨어서 공부하던 녀석이야. 참, 멋진녀석이지. 지금 네 피아노 사준다고 막노동까지 하고... 쯧쯧. 참 안됐어.” “네?” 내 심장은 갑자가 빨리 뛰기 시작했다. 상상할 수 없었다. 아버지가 막노동을 하신다는 것을 상상할 수 없었다. 저녁에 아버지가 돌아오시자마자 나는 아빠를 꼬옥 껴안은 채 한참을 울었다. 아버지는 영문도 모른채, 나를 가만히 들여다보셨다. “아빠, 미안해요, 아까 친구분한테...공사장...피아노...흑흑.” 아버지께선 그 큰 손으로 내 눈물을 닦아주셨다. 난 아빠의 손을 가만히 잡았다. 아빠의 손은 부르트고 상처투성이었다. 손위를 가득 메운 반창고들은 내가슴을 찢어지게 했다. “ 뭐 그런거 가지고 울어?걱정하지 마. 아빤 열심히 일해서 너희 맛있는 것도 사주고 대학도 보낼 꺼니까. 넌 열심히만 해.” 난 아빠의 품에 안겼다. 따뜻했다. 세상의 칼날에 많이 찢기고 멍들었을 아빠의 심장...아빠는 그렇게 최선을 다해 살아가셨던 것이다. 며칠후, 우리집엔 피아노가 들어왔다. 나는 여태껏 친 것 중 가장 열심히 피아노를 쳤다. 아빠는 미소를 띠셨다. 그 일이 있은 후, 나는 새로운 안경을 쓴 채 아빠를 보았다. 아빠는 더 이상 술에 취해 주정만 일삼는 분이 아니셨다. 아빤 날 사랑하셨다. 나를 위해 세상의 칼날에 도전하셨다. 엘리트의 자존심도, 세상 앞에 찢겨나갔지만, 아버지는 그 상처를 마다하지 않고 우리 가족을 위해 열심히 살아가셨다. 2007년 처음으로 떠오르는 해를 보러 바다에 갔을 때, 아버지는 붉은 태양을 보며 말씀하셨다. “아버지가 지금까지 이렇게 열심히 살아올 수 있었던 건 바로 우리 가족 때문이다. 너도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어. 난 우리 딸을 믿는다.” 아버지의 눈은 붉은 태양을 받아 반짝이고 계셨다. 아버지와 내가 세상에 대한 안경을 벗어버린 채 세상의 칼날을 향해 도전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 하지만 아버지는 나를 위해 그 어려움과 아픔을 마다하지 않으셨다. 난 어릴적 그때처럼 아버지를 사랑한다. 그리고 아빠와의 약속처럼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 있다. 세상에 대한 안경을 벗은 채 세상에 도전할 때, 세상은 달라져 있었다. 오늘도 난 아빠의 찬란했던 과거를 되찾기 위해, 세상에 상처받아 괴로워했던 아빠를 위해 열심히 노력한다. 세상을 비추는 푸른 하늘의 별들이 아름답게 반짝이던 날이었다.


차상-경주여자정보고 3년 양은지

안경

내 눈과 세상 사이에 두 눈덩이를 덮을 만한 크기로 얇게 놓여있는 투명한 벽 두 개. 세상과의 단절이 아닌, 나와 밖을 엮는 유리로 된 연결고리... 나는 언제나 희미한 내 시야를 이 투명한 렌즈에 기대어 고정시킨다. 어느덧 성큼 눈앞에서 나를 향해 팔을 벌린 봄도, 하얀색처럼 밝은 친구의 미소도 내 눈만으로는 흐릿하고 뿌연 연기같을 뿐 선명하고 고운 빛으로 기억되지 않을 것이다. 어릴적, 나도 순수하고 맑은 눈으로 고운 빛깔의 세상을 물을 적
게 탄 물감으로 칠한 듯이 또렷하게 보았다. 그때의 나에게는 그 벽이 아무런 새로움도 건네지 못했고 그저 앞이 빙글빙글 돌 뿐이었다. 어느날 갑작스레 나를 찾아온 시력저하라는 불청객 때문에 안경과의 연은 시작되었다. 그때가 2003년 3월이다. 처음만난 내 두 번째 눈은 그저 콧대가 아릿하고 앞으로 내려오는, 뜀박질을 하면 나사빠진 기계처럼 후덜덜덜 고정되지 않은채로 보이는...그거 전보다 불편하고 벗어던지고픈 고물같은 존재였다. 시간이 흘러 내가 안경이라는 통로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 점점 익숙해지고 이제는 없으면 앞을 바라볼 자신이 없다. 눈을 감고 살아가듯 내 콧등위에 벽이 세워지지 않으면 물위의 기름처럼 나에게 세상은 그저 흐믈거릴 뿐, 고질병 처럼 어지럽다. 오늘은 아침에 일어나서 창틈으로 들어온 햇빛을 보았다. 안경을 쓰고 창틈으로 손을 뻗은 4월의 봄 햇살을 보았다. 눈을 감고 조용히 그 따뜻함을 느껴본다. 가만히 그 눈부신 아름다움을 투명함을 통해 바라본다. 또 한번 연결고리를 통해 세상과 하나가 된다. 투명한 벽두개는 나를 수줍은 시인으로 만든다. 이제 이 투명한 벽을 통해 나를 보려 한다. 내 사랑을 보고 내 미래를 보고, 내 내면의 아름다움을 찾아본다. 세상의 아름다움을 사진처럼 선물받고 이제 이 안경을 통해서 내가 가야할 길을, 가고자 할 길을 선명하게 찾을 것이다.


차하-대구제일여자정보고 2년 김선희

안경

어느 순간부터 내 눈이 1.5에서 0.3으로 확 떨어져 버렸다. 앞이 흐릿하고 먼 곳의 사람은 달걀귀신처럼 얼굴만 둥둥 떠 있는것처럼 보였다. 그러기를 며칠... 결국 나는 안경을 사기로했다. 안경을 사러가서 모양을 고르고 안경알을 맞추니 앞이 훤했다. 그렇게 잘 보이니 생각나는 한 사람이 있었다. 우리 할머니, 할머니께서는 여든이 되어 가셔서 눈이 잘 안보이신다. 몇 년전에는 원래 끼시던 안경이 도수가 안맞다며 안끼시면서도 “할매, 안경 하나 사라.” 그러면 “아이고, 안경 필요없다. 늙으면 다 안보이는데 뭐...” 하시지만 할머니께서 안경을 사고 싶지 않은것이 아니라 돈이 걱정되셨던 것임을 난 알 수 있었다. 저녁쯤이면 안보이셔서 곧잘 넘어지시면서도 내가 보일까봐 바로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일어나는 모습들... 그래서 든 퍼런멍을 어린 손녀가 볼까 긴 고쟁이 접어 입으시지도 않으셨다. 그 때 나는 생각했다. ‘내가 꼭 사드리겠다고...’ 그리고 처음으로 용돈벌기에 나섰다. 한번도 하지 않았던 아르바이트 전단지 돌리기 부끄러웠다. 힘들고 지쳤다. 그렇게 몇시간하고 번 돈이 사천원... 돈 벌기가 힘들구나. 하기싫다는 마음이 앞섰고 주인 아저씨께서도 내가 그만두리가 생각하셨다. 하지만 하루 하루 날이 계속되고 난 힘들 때면 ‘할머니 안경’을 떠올리곤 했다. 그리고 할머니 생신때 그동안 번 돈을 모아 드렸다. 6만원 그닥 많은 돈은 아니었지만 나의 땀이었고 사랑이었다. 할머니의 손에 돈이 쥐어지는 순간 내 얼굴엔 미소가 번지며 그동안의 힘들었던 일들은 다 사그라들었는데 왠일이시진 할머니께서는 6만원을 꽉 쥐시면 눈물을 보이셨다. 알지 못했다. 어린 내 눈에는 왜 우시는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 아직도 할머니의 눈물을 잊지 못한다. 손녀의 사랑을 느낀것인지 대견한 듯 보시던 눈빛을... 몇 년이 지난 지금 이제는 수술을 하셔서 안경이 필요 없어졌지만 할머니는 그 전의 안경을 닦고 또 닦으신다. “그거 이제 필요 없잔아 와 그래 열심히 닦노 그냥 내 버리지” 그러면 “그래도 그게 아니지, 이게 어떤 안경인데...”하시곤 하는 할머니다. 할머니의 눈이 되던 안경, 테가 무르고 이제는 알에 빛도 안 나지만 그 안경을 보면 이 내 할머니를 위했던 내가 떠오르고 기뻐하셨던 할머니의 눈물이 보인다. 세월이 갈수록...삶이 지쳐 갈수록 안경은 말하고 있다. “그 때가 기억나지 않니?” 내가 할머니께 선물한 것은 안경이 아니라 내 눈이고 사랑이 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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